color mio está...

개인적인 생각들을 적는 공간입니다

Menu Close

나는 신들의 섬으로 간다

1. 태국에서 보낸 시간이 지난번 방문까지 합쳐 5개월이 넘어간다.

태국은 내게 있어 정말 특이한 곳이었다. 방문전에도 이미 어떤 곳일지 짐작하고 있었지만 예상과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곳…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못 느끼는 곳이 태국이지만, 가까운 거리와 저렴한 물가를 목적으로 했다고 봐야겠다.

비용 적게 들고 조용히 글이나 쓰다 가려고 온 것이지만… 지금 심정은 역시 사람은 끌리는 곳으로 가야한다는 거다. 빌어먹을 마일리지로 조금만 더 멀리 갈 수 있었다면.
 

2. 그렇다고 이번 태국여행에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생은 끝없는 공부라 하지 않던가…

개인적으로도 한국쪽도 사정이 안좋았는데 이래저래 고비가 되는 시기를 태국에서 잘 넘긴 것 같다. 생각도 못했는데 여기 빠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기자신이 바로 서야 주위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위 눈치에 내 앞길이 휘둘린다면 그것은 더이상 내 것이 아닌 인생. 그리고 인생이란 어차피 타이밍과 인연의 연속, 앞으로는 연연하지 않고 관망하련다.

이제 사회 어디에 나서는 일이 있게 되더라도 적잖은 나이와 경험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많은 것을 배운다. 그리고 부족한 것도 너무 많다.

죽을때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3. 그리하여. 마침내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왔다.

처음부터 가고 싶어했던 곳으로 가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여행을 시작한 후, 여행 반 해외생활 반 총 6년의 시간을 국외에서 보냈다. 이제 뭘 봐도 감동없고 매력도 느낄 수 없는 내가 된 지 오래.

그런 내가 여행지로 매력을 느끼는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 2007년에 다이브마스터 하느라 롬복에 한달 반 있었지만, 언제고 돌아가리라 더 많은 곳을 보리라 했던 다짐을 실천하는데 4년이나 걸렸네.

개인적으로 여행경험을 쌓으면서 “사람과 자연” 외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그것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줬던 곳이 남미… 

스페인어 하나로 25개국에서, 도시의 엘리트부터 아마존 부족이나 카리브해의 원주민과도 대화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라틴아메리카다. 그런 경험을 하고나니 어디를 가도 현지인과 소통할 수 없고 관광지의 어설픈 영어를 쓰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는 사실이 여행의 매력을 떨어지게 만들었다.

언젠가 현지어를 배워서 여행하겠노라 꿈꿔왔던 것이, 러시아어와 인도네시아어. 러시아는 구소련이었던 동유럽 지역과 중앙아시아에서 다 통용되고, 인도네시아어는 말레이시아를 포함 2억 5천만의 인구가 사용한다.

인도네시아의 살아있는(쓰나미와 화산폭발로 유명한;) 자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쉽다고 소문난 인도네시아어를 배워 사실상 다른 종족 다른 나라라고 볼 수 있는 인도네시아 큰 섬들을 여행하는 것. 수마트라, 자바, 발리, 롬복, 플로레스, 코모도, 티모르에 보루네이, 그리고 말레이시아까지…

발리행 티켓은 이미 손에 넣었다. 인도네시아 사전과 자료를 찾아다니면서 벌써부터 흥분이 가시질 않는다. 정말 오랫만에 한 사람의 여행자로 돌아왔다…!!
 

4. 이번에 내가 나온 목적은 분명하다. 물가 비싸고 번잡스러운 한국을 잠시 떠나 첫 단행본을 성공적으로 집필해 오겠다는 것.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

태국에서 보낸 시간들 속에서 배운 것은, 나는 어딘가 조용히 파묻힐때 글이 잘 써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거다.

인도, 이집트, 그리고 빠이에서 다시 만난 후배가 “예전 여행할 때의 형은 늘 사람을 끌고 다녔고 빛이 났다”며 의기소침하고 어두워진 내 모습을 안타까워 하더라. 형은 여행 다니며 글 쓰는게 더 좋을거라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활력으로 글도 더 잘써질 거라고.

처음엔 여행과 글쓰기를 연결해서 생각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니 여행 다닐때의 나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었다. 네이버 블로그에 쓰던 글중에는 인터넷 카페 앉은 자리에서 4~5시간 동안 바로 써버린 경우도 적지 않고. (지금 이 글도 카페에서 스마트폰 엄지손가락 두개로 후루룩 쓰는 중)

그런 에너지는 어디서 나왔던 것일까, 생각해보면 답은 뻔한 것. 처음부터 내가 끌리고 가고 싶어하던 곳으로 가는게 맞았다. 태국은 현재 상황에서 이득을 취하러 온 곳이지만, 어차피 지금까지는 인도네시아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니.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법, 그리고 인연대로 가는 법.

지금까지 나도 열심히 살았다. 영어, 스페인어는 어디가서 “배우느라 고생했겠네” 소리 들을 수준은 되는데, 이제 세번째 외국어로 인도네시아어에 도전한다. 말을 배우는 동안 답답해할 걱정보다 말문이 터질 때의 희열이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첫달은 발리. 우붓에서 영감 좀 얻고, 한 곳에 있다가 지루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발리는 한국에서만 신혼여행지로 알려져 있지 사실 배낭여행 다니는 사람이 더 많다. 백패커로 다니는 발리 정보를 앞으로 자주 소개할 예정)

두 번째 달은 롬복에서 보낼 예정. 그곳에는 앞으로 계획 중인 책의 소재가 있기도 하다. 궁금한 분들이 계시겠지만 앞으로 베일은 하나씩 벗겨질 터.

그 다음은? 계획은 다 있지만 일단은 책부터 마무리해야겠다. 인생이 뭐 어디 계획대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하여튼, 드디어, 마침내 인도네시아로!!

2011년 9월 10일 방콕에서 발리로 갑니다. (: